2019년 성탄절이다. 12월 25일... 52번째 성탄절... 예전에 비해 나는 추위를 덜 타게 되었다. 추위에 난방비 걱정하고, 혼자라서, 앞으로 어떻게 일해서 먹고 살아야 할지 걱정하고... 차가운 세상에 대해 냉소하고, 이웃과 사람들을 외면하고, 사회를 비판하고, 그러나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며, 짜증내고.... 나는 많은 시간을 그렇게 살았던 것같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성서의 하나님의 말씀에 좀 더 집중하고, 나의 생명과 호흡에 집중하며, 감사하고 , 내가 하는 일과 계획이 내 뜻대로 다 되지 않아도, 크게 짜증내거나 화내지 않고, 주 안에서 감사하는 쪽을 택하려 한다. 그러고 보면 나는 예전에는 하나님을 믿노라 하면서도 하나님의 말씀에 따르지 않고, 내 멋대로 살고 행한 것이 많았다. 그 결과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내가 내 짜증과 화를 다스리지 못해, 몸이 아프거나, 마음이 아프거나, 잠을 못 자거나 하였다.
확실히, 시간의 여유가 생기니 글이 써진다. ㄷㅈ 영어 수업을 할 때는, 모든 학년의 아이들을 혼자서 상대하고 대응하며 가르치려니, 수업 시간은 그다지 긴 시간이 아닌데도,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인지 글을 잘 쓰지 못했다. 시간의 여유를 가지고 탁자 앞에 앉아, 차 한잔 마시며 노트북을 여는 것이, 혹은 메모장을 여는 것이 잘 되지 았다. 영국의 여성 작가인 버지니아 울프는 여성이 작가가 되려면, 자기만의 방과 돈이 있어야 한다고 썼었다. 자기만의 방은 돈이 있어야 가능하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그 돈을 마련하느라, 돈 버느라, 자기만의 방이 있는데도, 그 방에 고요히 앉아 있을 시간을 내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그러고 보면, 시간여유가 있는 것이, 어떤 의미에서는 곧 레저, 여가가 가능한 삶인 유한계급의 삶인 것이다. 자기만의 방과 더불어 자기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이 사회에서는 여가가 있는, 여유가 있는, 풍요로운 삶일 것이다.
년말이 다가오며, 지난 시간들과 지난 탁상용 달력을 정리하다 보니, 예전에 적은 메모들, 기록들이 눈에 띠었다. 내가 원하는 것들이란 메모가 있었다. 믿음 생활을 잘 하고, 글을 써서 전자책을 내고, 수영하고, 해외 여행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선물을 주기 등을 적어 놓았다. 일을 즐겁게 하기가 왜 빠졌을까? 일 안하고 놀고 먹을 생각이었나, 싶어 웃음이 난다. 내가 하고 싶은 것, 원하는 삶에, 글 쓰기가 들어간다. 대단한 재능을 가진, 잘 팔리는 책을 쓰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 그냥 내 글을 쓰는 것이다. 나의 삶을, 나의 하루하루를 내 나름대로 기록하는 것이다. 특별히 큰 일이 벌어지지 않고, 특별히 자극적이고 특별히 눈길을 끄는 일이 없는, 그런 나의 시간들과 , 그 시간들을 살아가는 나의 자잘한 느낌들과 생각들을 적는 것이다. 전에 어느 목사님이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살아 있으니 100점 잘 산 것이다, 나는 무조건 잘 했어, 내일은 무조건 잘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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