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만 혼자 가만히 있으면, 때로는 괜히 우울해지고 몸도 더 약해지는 느낌이 든다.
오늘은 사소한 일에 화가 났다.. 교단 여교역 모임에 갈지 안 갈지 망설이고 있었다.. 나는 낯을 가린다고나 할까.. 아는 사람들이 있는 모임인데도, 가보지 않은 낯선 장소에 찾아가는 것이 신경 쓰이고 피곤하게 느껴졌다.. 교회 일과 모임 등으로 이미 피곤해서일수도 있다.. 학위 과정을 마친 후, 교회 목회가 아닌, 다른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 혹시 사람들이 물어오면 일일이 설명하기도 귀찮을 거 같았다.. 엄마 생신도 겹쳤다.. 운전면허증 갱신도 미루다가 해야 했다.. 이미 기간이 지나서 벌금을 물면서.. 단체의 신임 실무자 인선위원회도 겹쳐 있었다 .. 남을 평가하고 판단하고, 선택하거나 탈락시키고.. 이것도 어찌 보면 일종의 권력이다.. 권력행사를 위한 회의, 라고 생각하지 떨떠름했다. 우리 단체가 크지 않으니 뭐 어차피 대단한 권력은 아니지만... 세상이란 것이, 아무리 작은 것도 , 권력이라면, 다 가지려 하고, 얻으려 하고 휘두르려 하는 것이다...
내 마음 편하고, 나의 일을 즐겁게 하고, 그래서 하나님 안에서 좋고 행복하기, 사랑하고 기뻐하고 감사하기..,이것이 먼저고 모두이다.. 직업은 살아가기 위한, 생계를 위한 하나의 방편일 뿐이다. 그 직업의 귀천으로 나를 평가하고 남을 평가하고, 이것이 세상의 방식이지만... 성서는, 예수는 판단하지 말라고 말씀하셨다. 나도, 남도 판단하지 않기..
지난 목욜에..영등포 오랜만에 오다. 단체 모임 땜에. 내가 실무자로 일할 때 생겼던 작은 카페인 카페 롤이 아직 영업 중이다.. 그 옛날, 아니, 그 때에 실무자로 힘들고 맘이 자주 쪼그라들던 때에,. 어느 아침 출근길에 카페 롤에 들러 라떼를 시켜서 들고 사무실로 왔고, 잠시의 여유와 즐거움을 누렸었다.. 그 기억이 나서, 그리고 마침 시간 여유가 조금 있어서 카페 롤에 들어갔다. 이번에도 라테, 고구마 라테를 시켰다.. 실내 창문가에 놓인 키 큰 나무가 싱그러워 보였다. 빨간 잔에 가득 담긴 라테를 탁자 위에, 내 앞에 놓고, 그 나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주인 여자분에게 부탁하여.. 내부가 그런래도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었다. 장사가 잘 되는 건 아니란다.. 혼자서 다 운영을 한다고 했다. 오랜만의 아침의 여유였다. 따뜻하고 달콤한 라테 한 잔과, 푸른 나무의 싱그러움을 누리고 즐기다.. 지금 난 행복하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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