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업 도전기 5
수업에 대한 문의 전화들이 걸려 왔다. 친절하게 응대하고 안내하였다. 전화를 받을 때마다 기쁘고 보람이 되고 즐거웠다. 그렇게 수업을 시작하였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서 어른 학생들은 개인 사정들이 많이 생겨서 중간에 수업을 못 하기도 하였고, 부득이 빠지기도 하였다. 어떤 남자 학생은 이랬다 저랬다가 심했다. 수업료를 일부 환불하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가슴이 철렁하기도 했고, 마음이 흔들렸다, 요동쳤다. 이러다가 다 잘 안되면 어떻게 하지 하고 염려가 되었다. 어떤 남자 분은 하겠다고 하고는 계속해서 약속시간에 나타나질 않았다. 처음에 문의할 때나, 전화로 상담할 때는 당장이라도 열심히 할 것처럼, 돈도 입금하겠다고 하고는 감감 무소식이었다. 나로서는 너무 답답하고 화도 났다. 이런 모든 것들이 내게 엄청난 스트레스가 되었다. 몇 차례 이런 일이 벌어지자, 나는 예전의 우울하고 불안한 나로 다시 돌아갔다. 몸도 아프고 마음은 무거웠다. 수업을 준비하느라 내가 원어민 영어를 열심히 듣고 말하기 연습도 하면서도, 그리고 수업을 이끌고 어른 학생을 가르치면서도, 즐겁기보다는 마음이 무거웠다. 또 못한다고 하면 어쩌나.... 또 무슨 일이 생기면 어쩌나 이런 염려가 앞선 것이다.
되 돌이켜 보면, 예전에 대학 때 학생회 활동을 할 때도 그랬다.. 공무원이셨고 보수적이셨던 아버지의 극심한 반대로 나는 숨어서 활동을 했다. 드러내고 말하지 못했다. 학생회 활동 모임 엠티, 운동권 서적들 읽고 토론하는 모임들, 친구 동료들과의 편안한 뒷풀이 자리. 이 모든 것들을 나는 숨겼다 그리고 가슴 졸이며 집에 들어가곤 했다. 아버지는 강성이셨다. 완고하고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으셨다. 나도 굽히지 않았다. 굽히는 척하고, 말을 하거나 토를 달지는 못했지만...나는 아버지를 무서워했다. 그래도 내 주장, 내 뜻대로 했다. 그러니 나의 젊은 날들은 찬란하거나 빛나지 못했고 그늘졌으며 어두웠고 우울했다. 불안했고 두려웠다. 그런 상태로 대학원엘 갔다. 상황은 좋아지지 않았다. 나는 잠을 잘 못자기 시작했다. 피곤하고 자고 싶은데 정작 누우면 머리가 맑아지고 정신이 말똥말똥해지는 거였다. 밤에 잠을 잘 못 자니, 낮에 피곤하여 눈을 감고 있거나, 활발히 움직이지 못했다. 그래서일까 나는 대학원 동료들, 선후배들과도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 무엇인가 진리 탐구, 책 , 공부, 리포트 제출 등등 압박감이 앞섰다. 불안했고... 건강검진을 받아야 하는가 등등 생각했고, 그런 이유로 수업의 발제를 다른 사람에게 미루기도 했었다.
나는 무엇인가 새롭고 낯선, 예상하지 못한 일들, 상황들이 벌어지면 매우 당황하고 놀라고 두려워하며 불안해하곤 했다. 이런 것들은 스트레스가 되었고 잠을 잘 못 자고, 피곤하고, 짜증나는 생활로 이어졌다. 악순환이었다 어떤 때는 입맛이 전혀 없어서 밥을 안 먹기도 하였다.
신대원에 가서 박사과정 공부를 할 때, 논문을 쓸 때도 그러했다. 윗 사람과 부딫치고 갈등할 때도, 나는 작고 사소한 일에도 심하게 놀라고 불안해 하며 두려워 했다. 교수로부터 지적받고 상처받는 것이 너무 싫었고, 정말 크게 상처가 되는 것 같았다. 그 때는 자고 일어나면 가슴이 심하게 답답하고 숨이 가빠지고 몰아쉴 정도로 힘들었었다. 한번은 윗 사람으로부터 부정적인 내용의 이메일을 받고는, 온 몸에 힘이 빠지고 쓰러질 뜻한 지경이 되었었다. 일종의 공황장애같은 것이었다고, 지금에야 생각해 본다.
기독교 단체에서 사무간사와 국장으로 일할 때도 그랬다. 사람들로부터 지적받고, 불평을 듣고 하는 것들이 심하게 힘들고 괴로웠다. 분노가 치밀었으나, 표현하지 못했고, 분노와 우울이나의 안으로만 쌓여갔다. 대범하게 사람들을 대하고 응대하지 못했다. 그 결과는 심한 자궁의 질병과 고통스런 수술이었다.
목사님의 말씀으로는, 내가 너무 마음이, 가슴이 약하여, 사람들의 사소한 한마디에도 심하게 휘둘리고 요동치는 것이다. 내가 사람들을 대하고 관계하는 일을 잘 못하는 성격이라는 것으로 나는 이해하였다. 그러니 목회가 안 맞는 것이다. 그러니 사람을 대하는 일보다는, 물건을 대하는 단순한 일을, 예컨대 편의점 알바 등의 일을 하라고 목사님은 권하셨다.
이번에 난생 처음으로 내 사업으로, 영어반을 개설하면서 또 그런 비슷한 경험을 하였다. 나름 열심히 적극적으로 시작하였고 순조롭게 되는 듯 했으나, 사람들이 개인 사정으로 이런 저런 이유로 못 하거나 안 하거나 그만 두거나 하자, 나는 심하게 불안했고 마음이 휘둘렸다. 내가 너무 못하나, 내가 잘 하지 못해서 그런가 하는 생각들이 떠올랐다. 내가 부족한 그런 이유도 있겠지만, 상대방의 불가피한 사정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니 나를 탓하고 비난, 책망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런 과정을 겪으며, 다시 하나님 앞에 믿음을 되찾고 감사 사랑 행복을 되찾자고 깨우치게 되었다. 그리고 목사님이 말씀하신 대로, 편하게 일하라는 말씀이 다시 생각났다. 내가 편하게 일하지 못하고 있구나, 엄청난 부담으로 하고 있으니, 만족 감사 행복이 없구나를 깨달았다.
나는 하나님 안에 있으니 편하게 일하자, 라고 다시 다짐한다. 하나님 믿음과 사랑이 굳건하면, 상황에 사람들에 휘둘리고 요동칠 필요가 없으니...하나님 믿음과 사랑을 굳건히 하자 라고 다짐해 본다. 2019.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