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곳에, 불광대학이라는 것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광고 포스터가 붙은 것을 발견하고는 유심히 보고 생각해 보았다. 청년들 대상으로 하는 일종의 시민대학같은 것이다. 나는 대학에서 강의를 하지 않은지 몇 년이 되었다. ㅎㅅ 대학은 나의 집에서 멀기도 하여, 강의하던 때에도 즐겁거나 신이 나지 않았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마치 집단 우울증에라도 걸린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학교는 늘 학내 문제로 시끄럽고 어수선했다. 남학생들을 다루기가 어려운 점도 있었던 것 같다. 이 모든 것이 내가 강의를 하지 않게 된 데에 대한 합리화 혹은 변명, 핑계일 수도 있다. 그러던 중에, 거리가 정말 가까운 곳에 청년 대상의 대중적 강좌가 열리는 것이다. 잠시 망설이다가, 문의전화를 한 후, 해보기로 결심하였다
어떤 내용과 주제를 할지, 어떻게 광고해서 수강생들을 모집할지 모든 것이 낯설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나 내가 써 놓은 다소 학문적인 글들이 있었기에, 해보기로 하였다. 애초의 제목은 미셀 푸코의 광기의 역사가 생각나는 여성과 광기의 역사였다. 그러다가 몇 일 후, 조금 코믹, 혹은 재미 있게 하려고 , 오싹한 강좌, 여성과 광기 사이, 제정신으로 잘 살기 프로젝트라고 바꾸어 포스터를 만들었다. 다락방의 미친 여자, 책도 생각이 났고, 카미유 클로델, 제인 에어, 메리 셀리, 프랑켄 슈타인, 프로이트, 라캉, 융, 줄리아 크리스테바.... 내가 다루고 싶은, 혹은 내가 다룰 수 있을 것 같은 주제들이 마구 떠올랐다. 그러나 강좌는 4회였다.
구체적인 강의 주제와 자료를 준비하였고, 이 곳 저 곳에 광고 포스터도 붙였다. 1강을 하는 날엔 정말 떨리고
긴장이 되었다. 몇 명이나 올지, 내가 잘 설명할 수 있을지, 수강생들과 소통 ,교류를 잘 할 수 있을지 등등 긴장이 되어, 심호흡을 하고 기도도 했다. 1강을 잘 마쳤다. 2강 때에는 긴장이 좀 풀렸다. 그러나 사람들이 줄었다. 그런 식이라고 들었다. 청년들이 돈 내고 신청하고도 잘 안 온다는 것이다.... 그래도 많이 신경이 쓰였다. 3강을 앞두고 있다. 하나님이 도와주시고,내가 노력하니, 잘 할 것이라 믿늗다.... 앞으로 이런 식의 강좌에 많이 시도해 보고 싶다. 50 플러스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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